본문 바로가기
Brain Health

“또 물어보네?” 그 반복, 치매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by 양씨네 주치의 2025. 6. 6.
반응형

치매 초기증상, 가족이 먼저 알아차려야 합니다

가벼운 건망증인 줄 알았던 신호, 놓치지 마세요

“우리 엄마가 요즘 왜 이러지?”

평소처럼 전자레인지에 밥을 데우던 어느 가을 아침.
엄마는 밥이 데워지는 걸 기다리다 그대로 소파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도 꺼내지 않은 채, 식은 밥은 그대로였고
엄마는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며 머리를 감싸 쥐었습니다.

그날 이후 반복됐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위치를 기억 못한 채 한참을 헤매고,
손자 생일을 몇 번이나 물어본 뒤에도 다시 잊고 말았습니다.

“치매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미세한 변화가 쌓여 어느 날,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 대한치매학회

이 작은 변화의 조각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
그건 바로 가족입니다.

치매 초기 신호를 먼저 알아보는 가족의 관심을 표현(출처: 자체제작)
치매 초기 신호를 먼저 알아보는 가족의 관심을 표현(출처: 자체제작)


건망증일까, 치매일까? 구분이 필요한 순간

누구나 깜빡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는 단순한 실수의 반복이 아닙니다.

구분 일반적인 건망증  치매 초기 증상
기억력 힌트를 주면 기억해냄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함
일상 영향 거의 없음 생활 기능에 영향
진행 일시적, 상황별 점진적, 지속적 악화
자각 여부 본인이 인식 본인은 인식 못함

치매 초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보입니다:

  •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함
  • 시간이나 장소 개념이 흐려짐
  •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고 찾지 못함
  • 익숙한 길을 헷갈리거나, 장보기 계산이 어려워짐
  • 성격 변화, 감정 기복, 이유 없는 의심이 잦아짐

이런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검진이 필요합니다.


치매 초기, 가족이 관찰자가 되어야 합니다

초기 치매는 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마 내가 치매겠어?’라는 부정과 자존심, 두려움이 겹치면
가족만이 그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반복된다면 일지로 기록해보세요:

  • 약 복용 시간, 식사 시간 혼동
  • 냉장고나 장롱 속에 물건 보관
  • 대화 중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림
  • 이유 없이 짜증, 화, 우울감이 증가
  • 예전보다 말 수가 줄고, 모임 참석을 꺼림

“처음엔 소소한 실수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신호였다는 걸 압니다.”
– 가족 간병인의 후기 인터뷰


조기 발견이 치료보다 더 중요합니다

치매는 완치가 어려운 질병입니다.
하지만 조기 발견만으로도 삶의 질은 달라집니다.

  • 약물치료: 진행 속도를 평균 3~5년 늦출 수 있음
  • 비약물요법: 인지훈련, 일상 훈련을 통해 뇌 기능 유지
  • 심리적 안정: 환자의 자존감 보호와 가족 스트레스 감소
  • 돌봄 계획 수립: 복지 제도, 요양 지원 등 현실적 준비 가능

특히 MMSE(간이정신상태검사)에서 24점 미만이면 인지 저하가 의심됩니다.
검사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병원 노인의학과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 3가지

  1. 검진을 유도하고 기록을 남긴다
    초기 기억저하가 의심되면 검사기관과 증상일지를 동반해 검진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2. 말투와 태도에서 ‘동반자’가 되어준다
    “왜 그래요?”, “또 까먹었어?” 대신
    “괜찮아요, 함께 기억해봐요”라는 공감형 표현이 필요합니다.
  3. 뇌 건강 활동을 자연스럽게 도입한다
    퍼즐 맞추기, 음악 듣기, 산책, 단전호흡 등 인지자극 활동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절대 혼자 버티지 마세요 – 국가 지원 제도 활용법

  1. 치매안심센터
    전국 256곳, 조기검진, 전문상담, 인지재활까지 무료 지원
    →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홈페이지 참조
  2. 장기요양등급 신청
    인지지원등급 신청 시 요양비, 복지용구, 방문돌봄 등 지원
  3. 가족 돌봄자 교육 및 심리 상담
    간병 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온라인 강의 및 대면 상담 제공
  4. 지역 복지관 연계 인지훈련 프로그램
    수지맞는 퍼즐 교실, 기억력 향상 프로그램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활동

마무리하며,

치매는 혼자 숨기고 버티는 병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족은 단순한 간병인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조기 경보 시스템입니다.

지금도 어쩌면 누군가가 ‘가벼운 실수’를 반복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의 균열’이 보내는 작은 SOS일 수 있습니다.

사랑은 기억을 지키는 일입니다.
오늘, 그 시작을 함께하세요.


출처

  • 보건복지부 치매안심센터
  • 서울아산병원 치매센터 공식 자료
  • 대한치매학회 인지기능검사 가이드
  • 국가건강정보포털, MMSE 기준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