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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health

녹내장 약, 평생 먹어야 하나요?

by 양씨네 주치의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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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나빠진 줄 알았는데… 평생 약을 먹으라네요”

40대 후반 직장인 박준호 씨(가명)는 어느 날 출근길에 이상한 점을 느꼈습니다.
신호등이 흐릿하게 보였고, 책을 볼 때는 글자 주변이 조금씩 끊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안과 검진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개방각 녹내장입니다. 약은 오늘부터 꾸준히 넣으셔야 합니다.”
“꾸준히요? 얼마나요?”
“평생입니다.”

그 말에 박 씨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치료하면 나을 줄 알았는데, 평생 약이라니…’
하지만 이는 많은 녹내장 환자들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하루 한 번, 안약으로 시력을 지키는 중년 남성의 일상(출처: 자체제작)
하루 한 번, 안약으로 시력을 지키는 중년 남성의 일상(출처: 자체제작)


녹내장, 시신경이 서서히 사라지는 병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가면서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만성질환입니다. 문제는 그 손상이 매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함께 진행을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녹내장은 치료가 아닌 ‘관리’의 질환이다.”
– 대한안과학회 공식 지침 중


약을 먹는다고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멈추면 더 나빠집니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 초기, 이런 질문을 합니다.
“지금은 시력이 괜찮은데 꼭 약을 넣어야 하나요?”
“몇 달 넣으면 나아지지 않나요?”

정답은 ‘아니오’입니다.
녹내장 약은 시신경을 복구시키는 약이 아니라, 더 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약입니다.

따라서 약을 멈추면 다시금 안압이 올라가고, 눈은 아무런 경고 없이 점점 시야를 잃게 됩니다.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건 약이 잘 듣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평생 약을 넣어야 하나요?’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녹내장은 고혈압, 당뇨처럼 만성질환입니다.
완치 개념보다는 지속적인 안압 조절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입니다.

왜 평생 관리가 필요할까요?

  • 시신경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치료는 진행 속도를 늦추는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 약물로 안정된 안압이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평생 약을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초기에 발견된 환자나, 안압이 완전히 안정적인 경우엔 전문의 판단에 따라 감량하거나 일시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녹내장은 속도가 느린 시력 도둑입니다. 잡으려면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치료는 약만 있나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녹내장의 주요 치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약물 치료 (1차 치료)
    • 대부분의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사용
    •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하루 1~2회 사용
    • 종류: 베타차단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알파작용제 등
  2. 레이저 치료
    • 방수의 배출 경로를 넓혀 안압을 낮춤
    • 초기 녹내장 환자에게 사용되며, 효과는 일시적
  3. 수술 치료
    • 안압 조절이 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할 때
    • 방수 유출 경로를 재구성
  4. 생활 습관 개선
    • 스트레스, 과음, 수면 부족, 고카페인 섭취는 안압을 높일 수 있음
    • 규칙적인 생활과 정기 검진은 필수

“눈 건강은 약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켜야 하는 습관의 결과입니다.”


약을 쓰면 부작용은 없을까요?

안약이라고 해서 완전히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장기간 사용 시 아래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눈의 충혈, 시림
  • 속눈썹이 길어짐
  • 눈꺼풀 피부 색소침착
  • 드물게 눈 주위 가려움, 알레르기

하지만 대부분은 약물 교체나 사용법 조정으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작용이 있어도 스스로 끊지 말고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박준호 씨도 처음 사용한 약에서 눈 시림 증상을 느꼈지만, 안과에서 약을 바꾼 후 문제없이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30초가 30년 시력을 지킵니다

안약 하나 넣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하지만 그 30초가 매일 쌓이면, 10년 뒤에도 가족의 얼굴을 선명히 볼 수 있습니다.

“시야는 삶의 창입니다. 그 창이 닫히기 전에 지켜야 합니다.”

녹내장은 두렵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무기력한 병이 아닙니다.
꾸준한 약물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한눈에 정리하는 녹내장 치료 핵심

  • 녹내장은 만성질환이며, 시신경 손상을 늦추는 병입니다
  • 안약은 ‘치료’가 아니라 ‘진행 억제’의 수단입니다
  • 약을 멈추면 안압이 올라가며 시야 손실이 가속화됩니다
  • 일부는 약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도 있으나 전문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 생활 습관 관리도 병행해야 진짜 치료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입니다. 당신이 시야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은 오늘 안약을 넣는 30초의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대한안과학회 녹내장 진료지침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A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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